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삼성생명)의 폭로로 논란에 휩싸인 대한배드민턴협회가 보조금법 위반을 비롯한 여러 의혹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2024년 8월 21일 문체부 관계자는 “대한배드민턴협회가 보조금 정책을 위반했을 소지가 있는지 살피는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협회는 정부 사업으로 셔틀콕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업체와의 이면 계약을 통해 전체 30%에 달하는 물량을 추가로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번 의혹에 대해 “스포츠윤리센터를 통해서도 들어왔던 제보”라고 전했습니다. 문체부는 협회가 30%를 더 받은 점과 이를 장부에 기록하지 않고 임의로 분배한 것 등을 통해 보조금법 위반 여부를 조사할 예정입니다.

배드민턴협회는 셔틀콕을 추가로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부적절하게 쓴 적은 없다”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협회 관계자는 “승강제 등 사업으로 더 많은 셔틀콕을 구매하게 된 만큼 20∼30% 정도를 더 달라고 했던 것”이라며 “절대 되팔거나 부적절하게 쓰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해당 의혹은 정부 보조금을 법률에 따라 적법하게 집행했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문체부는 또 협회가 기념품 제작 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의혹 등에 대해서도 제출 받은 서류를 바탕으로 면밀히 살피고 있습니다. “협회가 텀블러 등 승강제 기념품 제작을 특정 업체에 맡겼고, 이 과정에서 뒷돈이 오갔다”라는 주장이 제기되자 불법 리베이트 의혹을 조사 중인 문체부는 결과에 따라 이에 대한 고발을 검토 중입니다.

앞서 배드민턴협회는 지난해 5월 승강제 리그 기념품 및 인쇄물 제작을 위해 8,332만 원을 지출하는 등 2023년 최소 2억 5,707만 원을 썼습니다. 제작업체는 협회의 기술평가 80%와 자격평가 20%를 토대로 선정했습니다.

관련 제보자는 “김택규 협회장이 측근으로 이뤄진 사업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충남 서산의 한 업체에 텀블러 제작 등을 몰아줘 논란이 많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제보자는 또 “사업추진위원회가 맺은 계약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지자 김택규 회장은 위원회를 해산해 조사를 막았다”라고도 했습니다.

해당 의혹에 대해 문체부 고위 관계자는 “배드민턴은 야구나 축구처럼 팀 스포츠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승강제와 크게 어울리지 않는 성격의 종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관계자는 이어 “보조금이 투입된 승강제 시행 이후 협회에 다양한 비리의혹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과정부터 철저하게 조사를 진행하겠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문체부는 김택규 회장의 갑질 의혹에 대한 조사도 진행했습니다. “김택규 회장이 휴일에도 직원을 개인비서처럼 부리고 과도한 의전을 요구했다”라는 내부 관계자의 제보가 문체부에 전달됐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김택규 회장이 누군가를 때리는 영상을 가진 직원의 이름이 오르내리며 김 회장이 폭언뿐만 아니라 직원을 폭행했다는 의혹까지 더해졌습니다.

다만 김택규 회장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문체부는 이 외에도 자체 조사를 통해 파악한 협회 내부 문제에 대한 검토를 이어간 뒤 조사 결과를 오는 9월 중 발표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