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와의 대결 이후 이세돌의 바둑 인식 변화: "바둑은 예술이 아닌 과학이다"
이세돌, 바둑계를 떠난 이유 공개
이세돌, 바둑계를 떠난 이유를 공개했다. ‘AI를 이긴 유일한 인간’으로 불리던 그는 7월 12일 유튜브 채널 ‘꼰대희’에 출연하여 2019년 은퇴를 결심하게 된 배경과 알파고와의 대국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그는 “바둑은 끝을 알 수 없어야 예술인데, 이제는 정답이 존재하는 게임이 되어버렸다”고 설명했다.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역사적 대결 이후, 바둑이라는 게임이 완전히 변모했다고 그는 말했다.
이세돌은 예전의 바둑을 추상전략으로 기억하며, 프로기사가 길을 제시하는 존재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알파고 등장 이후, 바둑 세계는 알파고의 수를 따라 두는 방식으로 변화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심지어 왜 그 수를 둔 것인지 이해하지 못한 채 따라 둔 후 연구하게 된다. 그 순간, 바둑은 예술이 아니었다”라고 그는 말했다. 자신의 존재 의의를 잃은 것으로 느낀 그는 “내가 어떤 수를 제시할 수 있을까, 내가 없어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는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사용한 ‘78수’에 대해 자세히 언급했다. 이 수는 알파고의 약점을 노리는 전략이었으며, 승부를 결정할 타이밍인 50~100수 사이에 맞추어졌다고 밝혔다. 그 수는 인간 상대에서는 사용하지 않을 수였다고 그는 말했다.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느낀 ‘암담함’은 그에게 정상적인 방식으로는 승부를 이길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했다.
이세돌은 “이제는 프로기사도 게이머와 같은 존재가 되어야 하는데, 나는 그 역할을 수행할 자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바둑을 예술로 삼아온 한 프로기사가, 정답이 존재하는 세계에서는 더 이상 자리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었다. 2019년 은퇴 이후에도 이세돌은 AI 시대 속에서 인간의 역할, 예술과 기계의 경계에 대해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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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14